네루다와 판소리의 만남, 그 도전에 주목한다
네루다와 판소리의 만남, 그 도전에 주목한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9.01.09 0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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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 신창극시리즈 '시'

[누리우리=임동현 기자] 파블로 네루다의 시와 우리 판소리가 만난다. 국립창극단의 신창극시리즈 <시>를 통해서다.

국립창극단은 지난해 2월 동화 '빨간망토'를 동시대 여성의 시각에서 다시 쓴 <소녀가>를 시작으로 10월 제임스 팁트리의 소설 <마지막으로 할 만한 어느 멋진 일>을 각색한 SF 창극 <우주소리>를 선보인 데 이어 이번에 신창극시리즈 세번째로 네루다의 시를 창극으로 만든 <시>를 선보인다.

(왼쪽부터) 양종욱, 장시윤, 박지혜 연출가, 오조아, 유태평양 (사진=국립극장)
(왼쪽부터) 양종욱, 장시윤, 박지혜 연출가, 오조아, 유태평양 (사진=국립극장)

<시>는 2015년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을 수상하고 <소녀가>의 드라마투르기로 참여한 박지혜 연출가와 국립창극단 창극에서 주역을 맡으며 부상하고 있는 소리꾼 유태평양과 장서윤, 연극에서 활동 중인 '양손프로젝트' 양조아와 양종욱이 함께 창작 과정을 공유하고 결정하는 공동창작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연출가와 배우들의 아이디어가 반영되고 각자의 소리와 연기로 합을 이루면서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내고 그 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시>이다.

<시>는 어느 캐릭터가 이야기를 이끄는 극의 형식보다는 시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연결시키며 '소리'가 주인공이 되는 무대를 만들어낸다. 네루다의 시 중 생의 순간을 담고 있는 시 10편이 중심이 되며 탄생부터 소멸까지 삶이 피어났다가 사라지는 찰나의 순간순간을 노래하게 된다.

출연진들은 각자의 역할이 있기 보다는 같이 소리를 하고 연기를 하며 조화를 이룬다. 솔로, 듀오, 콰르텟, 트리오 등으로 무대가 짜여지고 서로의 소리로 시의 느낌을 전한다. 배우는 연기를 한다는 점을 넘어 하나의 창작자로 무대에서 큰 역할을 하게 된다. 네명의 출연진이 어떤 모습으로 관객에게 다가설 지에 <시>의 성패가 달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태평양(왼쪽)과 장시윤이 극중 듀엣을 잠시 불러주고 있다.
지난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태평양(왼쪽)과 장시윤이 극중 듀엣을 잠시 불러주고 있다.

박지현 연출가는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토리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명시적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다양한 이야기가 이어진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내부적인 의견들이 갈리고 합쳐지며 만들어졌는데 우리가 납득할 만한 이야기인지를 기준으로 하며 조율했다"고 말했다. 조율된 이야기가 관객을 납득시킬 수 있을 지 주목할 만하다.

고전적인 창극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시>는 낯설고 실패할 가능성이 많은 작품으로 비칠 수 있다. 하지만 나날이 새로운 욕구를 가지고 있는 관객들에게 하나의 새로운 제안을 한다는 점에서 <시>의 도전을 주목하게 된다. 성공과 실패 이전에 새롭게 제안하고 가능성을 실험해 보는 것. 그리고 시와 우리 소리의 조화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시>의 도전에 관심이 모아진다.

<시>는 18일부터 26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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