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실천, 새로운 미술 언어의 실험
일상과 실천, 새로운 미술 언어의 실험
  • 최연봉 기자
  • 승인 2019.09.28 0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립현대미술관 '김순기:게으른 구름'

[누리우리=최연봉 기자] 국립현대미술관의 <김순기: 게으른 구름>전이 2020년 1월 27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재불작가 김순기의 삶과 예술, 자연이 조화된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회고전이며 전시명인 '게으른 구름'은 김순기가 쓴 동명의 시 제목으로 작가가 지향하는 예술의 의미, 삶의 태도를 은유하고 있다. 

김순기, 조형상황 III – 보르도의 10월, 1973, 단채널 비디오(4;3), 마스터 필름 16mm, 10분 37초
김순기, 조형상황 III – 보르도의 10월, 1973, 단채널 비디오(4;3), 마스터 필름 16mm, 10분 37초

1971년 프랑스 니스의 국제예술교류센터 초청작가로 선발된 뒤 프랑스로 건너간 김순기는  68혁명 이후 자유롭고 지적인 토론이 활발하던 남프랑스에서 철학자, 예술가 그룹과 교류했고 80년대부터 파리 교외 비엘 메종의 농가를 개조한 작업실에 거주하면서 동서양의 철학, 시간과 공간 개념에 관한 탐구를 바탕으로 영상, 설치, 드로잉, 회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정형화될 수 없는 예술과 삶의 관계를 고찰해왔다.

전시는 김순기의 예술세계를 그가 실험해온 다양한 매체를 통해 조명한다. 6전시실에서는 ‘색 놀이 언어 놀이: 일기(日記)-작업실에서’를 주제로 작가가 작업실 주변에서 수집한 돌멩이, 나무 등을 이용해 제작한 오브제와 판화, <일기>(1971~75)를 비롯해 1970년대 초반 퍼포먼스 영상, 언어와 이미지의 차이를 이용한 언어유희가 담긴 <색 놀이> 연작, 작업실에서 보낸 사계절의 시간을 담은 <이창>(2017) 등이 소개된다. 

지하 3층은‘일화(一畵)-활쏘기와 색동’, ‘조형상황’, ‘빛과 시간으로 쓴 일기’세 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일화-활쏘기와 색동’에서는 황학정에서 국궁을 수련했던 작가가 색에 대해 탐구한 회화와 퍼포먼스 영상 <일화>,< 만 개의 더러운 먹물자국> 등을 선보인다.

 ‘조형상황’에서는 1971년부터 1975년까지 남프랑스 해변 등에서 현지 예술가, 관객들이 참여한 퍼포먼스를 소개하고 ‘빛과 시간으로 쓴 일기’에서는 1980년대 초 프랑스 정부 지원으로 연구한 작품 중 1987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 출품했던 <준비된 피아노>(1986)와 <애주-애주>(2013),< Gre Gre>(1998)를 소개한다.

김순기, Vide&O를 위한 드로잉, 1987, 종이 위에 수채, 연필, 29.8x39.4cm
김순기, Vide&O를 위한 드로잉, 1987, 종이 위에 수채, 연필, 29.8x39.4cm

7전시실에는 ‘작업실에서의 고독과 탐구 VS 예술적 교감으로 빛나는 여름밤’을 주제로 실험적인 영역에 도전해온 작가의 예술적 여정을 보여준다. 1975년 한국 첫 개인전 <김순기 미술제>를 비롯해 1986년 존 케이지, 다니엘 샤를르 등을 초청하여 개최한 멀티미디어 페스티벌 <비디오와 멀티미디어: 김순기와 그의 초청자들>(1986) 관련 자료 등을 선보인다. 

미디어랩에서는 ‘신자유주의 시대, 예술의 의미’를 주제로 비디오 카메라를 메고 전 세계를 일주하며 촬영한 <가시오, 멈추시오>(1983), 호주 원주민의 제의 모습을 담은 <하늘 땅, 손가락>(1994)을 비롯해 자크 데리다, 장 뤽 낭시, 백남준 등과의 인터뷰 영상이 전시된다.

한편 전시마당에는 2019년 현재의 시간과 공간을 고찰한 신작 퍼포먼스 <시간과 공간 2019>가 선을 보인다. 입력된 명령만 수행하는 로봇과 초자연적인 존재로서 무당이 등장해 게으르고 심심해하는 로봇 ‘영희’가 시를 읊고 무당 김미화의 굿하는 소리, 전시마당 내 설치된 다양한 기구들이 내는 소리가 함께 어우러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