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의무적으로 읽어야 할 책은 없다. 안 읽는다고 큰일나는 것 아니다"
"세상에 의무적으로 읽어야 할 책은 없다. 안 읽는다고 큰일나는 것 아니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8.12.22 2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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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유석 판사의 독서 에세이 '쾌락독서'

 

[누리우리=임동현 기자] <개인주의자 선언>, <미스 함부라비>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문유석 판사가 독서 에세이 <쾌락독서>(문학동네)를 펴냈다.

이 책은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책 중독자로 살아온 이야기를 유쾌하게 담아낸다. 사춘기 시절 '야한 장면'을 찾아 읽다가 한국문학전집을 읽게 되고 <유리가면>으로 순정만화 세계에 입문하고 고시생 시절 <슬램덩크>가 안겨준 뭉클함, 김용과 무라카미 하루키 전작을 탐독한 이유 등 책과 함께 가슴 설레고 즐거웠던 '책 덕후 인생'을 솔직하게 펼쳐 보인다.

그는 "세상에 의무적으로 읽어야 할 책 따위는 없다. 그거 안 읽는다고 큰일나지도 않는다"라고 말한다. 내가 재미있고 내가 즐거우면 그것으로 족하며 권위있는 단체가 엄선한 책이라고 해서 '필독'해야할 의무는 없다고 그는 생각한다. 오히려 강요와 의무감, 죄책감 때문에 책을 읽는다는 것은 진정 불필요한 고역이 아니냐고 그는 묻는다.

고등학생 시절 친구가 우연히 빌려준 만화 <유리가면>은 순정만화의 세계에 입문함과 동시에 교양 욕구를 충족시켜준 작품이었고 <굿바이 미스터블랙>이나 <아르미안의 네 딸들>의 명대사는 지금까지도 인생철학으로 삼고 있다고 한다.

암담하던 고시생 시절 만화가게에서 읽은 <슬램덩크>는 그에게 살아갈 용기를 줬고 <타짜>를 통해 판사가 된 후 사기도박 사건 재판을 할 수 있었고 피고인을 심문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작가는 TV와 인터넷, 스마트폰이 난무한 상황에서도 책을 읽고 싶어하는 이유로 '스스로 속도 조절이 가능하다'를 꼽는다. 책은 읽다가 멈출 수 있다. 음미하고 싶은 구절을 만났을 때, 이야기의 구조를 스스로 추리해보고 싶을 때 책을 덮고 생각에 잠길 수 있다. 그는 독서가 주는 즐거움을 '내밀하고 주체적인 심리 작용,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나만의 사유를 만드는 화학 작용'이라고 정의한다.  

이와 함께 인천지방법원에서 일하던 당시 젊은 판사들과의 책모임을 통해 30대 워킹맘 판사들의 고충을 알게 됐고 이 경험이 <미스 함무라비> 집필의 토대가 됐다는 점도 밝히고 있다.

그가 이 책에서 제시한 '정의'의 개념을 여기에 밝힌다. "거창한 얘기 이전에 영화 <타짜>에서 아귀가 얘기하듯 도박판에서 밑장 빼다가 걸리면 손모가지가 날아가는 것이 정의인 것이다. 그것이 대통령이든 대법원이든 누구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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